스타트업 채용의 본질: 인원을 두 배로 늘렸더니 속도가 절반이 됐다

18명에서 35명으로 — 회사가 더 느려졌다

3년 전 어느 분기, 우리 회사는 처음으로 매출이 폭발했다. 두 번째 창업으로 시작한 회사가 미국 시장에서 자리잡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매출이 급증하니 채용도 급증했다. 6개월 만에 18명이던 회사가 35명이 됐다.

그 6개월 후 우리는 한 가지 사실을 마주했다. 매출 성장률이 18명 시절의 절반으로 떨어졌다. 사람을 두 배로 늘렸는데 회사 속도가 절반이 된 것이다. 처음에는 “성장의 일시적 둔화”라고 생각했다. 6개월이 더 지나도 회복되지 않았다. 그제야 받아들였다. 이건 경기가 아니라 우리가 한 채용의 결과다.

원인을 찾는 데 또 6개월이 걸렸다. 결론은 단순했다. 우리는 18명을 뽑을 때보다 35명을 뽑을 때 채용 기준을 낮췄다.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에서 사람이 부족하니까, “괜찮은 정도”의 사람들을 뽑기 시작했다. 그 “괜찮은 정도”가 회사 전체의 속도를 끌어내렸다.

그날 이후 핵심 인력 6명만 남기고 나머지를 정리했다. 다시 18명까지 채우는 데 1년이 걸렸다. 그 1년이 우리 회사를 다시 빠르게 만들었다.

이 글은 그 경험 이후 정리한, 스타트업 채용의 본질에 대한 6가지 원칙이다. 지금은 20명이 채 안 되는 인원으로 동종업계 50명짜리 회사보다 3배 빠르게 움직이는 상태가 됐다.


원칙 1. 인재 밀도가 곧 조직 속도다 — 아우토반의 자전거

스타트업 채용에서 가장 비싼 착각은 “사람이 많을수록 빨라진다”는 믿음이다. 18→35 경험으로 나는 정반대를 배웠다.

조직의 속도는 평균이 아니라 가장 느린 사람에 의해 결정된다. 아우토반(독일 고속도로)에 자전거 한 대가 들어오면 그 차선 전체의 속도가 자전거에 맞춰진다. 회사도 마찬가지다.

조직 구성 평균 역량 실제 조직 속도
A급 10명 100점 100점에 가까움
A급 8명 + B급 2명 92점 70점 수준으로 떨어짐
A급 8명 + C급 2명 84점 50점 수준으로 떨어짐

수학으로는 평균이 92, 84로 보이지만, 실제 조직 속도는 가장 약한 멤버에 의해 끌려간다. 회의에서 결정이 안 나고, 협업에서 한 명이 막히고, 기준이 흐려지는 순간 전체가 그 속도를 따라간다.

이게 우리 회사 18→35 시기에 일어난 일이었다. 평균 역량은 크게 떨어지지 않았는데, 가장 느린 사람의 속도가 회사 평균을 좌우했다. 결과적으로 인원이 두 배가 되는 동안 처리 가능한 의사결정 수는 절반이 됐다.

스타트업 채용 결정에서 항상 묻는 질문 하나가 있다. “이 사람이 들어오면 우리 회사 속도가 빨라지는가, 느려지는가?” 빨라진다는 확신이 안 서면 안 뽑는 게 정답이다.


원칙 2. A급은 A급을 뽑고, B급은 C급을 뽑는다

채용에서 가장 무서운 함정이 이 위계 효과다. 사람은 자기보다 뛰어난 사람을 뽑는 데 본능적인 거부감이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자기보다 뛰어난 사람을 뽑으면 자기 자리가 흔들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A급 매니저는 A급을 뽑지만, B급 매니저는 자기보다 못한 C급을 뽑는다. 한 번 B급이 들어오면 그 다음 채용은 거의 항상 C급이 들어온다. 회사는 거기서 멈춘다.

이 위계를 깨는 유일한 방법은 채용 의사결정을 한 사람에게 주지 않는 것이다.

잘못된 채용 구조 올바른 채용 구조
매니저 한 명이 결정 팀원 다수가 평가에 참여
“내 마음에 드는 사람” “팀원들이 자기보다 뛰어나다고 인정한 사람”
위계 효과 발생 위계 효과 차단

우리 회사 채용 룰은 명확하다. 대표가 보기에 좋아 보이는 사람이라도, 기존 팀원들이 “이 사람은 우리 평균보다 못하다”고 판단하면 절대 뽑지 않는다. 반대로 대표가 망설이는 사람이라도, 팀원 전원이 “이 사람은 우리보다 뛰어나다”고 인정하면 뽑는다.

이 룰이 도입된 후 우리 회사 채용 합격률은 1.5%로 떨어졌다. 100명 면접 보면 1~2명만 뽑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그 1~2명이 회사 속도를 끌어올린다. 느린 채용이 곧 빠른 회사를 만든다.


원칙 3. 워라밸은 전염된다 — 조직의 에너지는 하나다

세 번째 원칙은 받아들이기 가장 어려운 진실이다.

한 명이 워라밸을 강하게 추구하기 시작하면, 6개월 안에 조직 전체가 그 방향으로 움직인다.

나는 이걸 인정하기 싫었다. “사람마다 다르게 일할 수 있다”, “각자 스타일을 존중한다”는 게 좋은 회사라고 믿었다. 그러나 5년의 데이터는 다른 답을 줬다.

조직의 에너지는 단일 방향성을 가질 때 가장 강하다. 한 명이 다른 방향으로 가면, 다른 사람들도 의문을 품기 시작한다. “저 사람은 왜 일찍 가는데 나는 야근하지?” “저 사람은 왜 주말에 슬랙 안 보는데 나는 보지?” 이 의문이 6개월이 쌓이면, 모두가 더 적게 일하는 방향으로 수렴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워라밸 자체가 나쁘다는 게 아니다. 워라밸을 추구하는 회사는 그것대로 좋은 회사다. 문제는 회사가 어느 방향을 지향하는지를 모호하게 두는 것이다.

분명한 방향 회사 모호한 방향 회사
우리는 워라밸 회사다 “사람마다 다르다”
우리는 헌신 회사다 “각자 스타일대로”
채용 시 명확히 안내 채용 시 양쪽 다 끌어들임
입사 후 수렴 입사 후 갈등

우리 회사는 명확히 헌신형 회사라고 채용 시 알린다. 워라밸이 우선인 분은 우리 회사가 맞지 않습니다라고 면접 첫 5분에 말한다. 면접자의 30%는 그 말을 듣고 떠난다. 남은 70% 중에서 다시 채용 합격률 1.5%를 적용한다.

이렇게 명확하게 가는 게 면접자에게도 더 친절하다. 입사한 사람도, 입사하지 않은 사람도 자기에게 맞는 곳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원칙 4. 채용에서 보는 두 가지 핵심 기준

5년 동안 수백 명을 면접하면서, 결국 두 가지 기준으로 모든 결정이 수렴됐다.

기준 1 — 인텔리전스 레벨

학력이 아니다. 자격증도 아니다. “새로운 문제를 처음 봤을 때, 어느 정도 깊이로 빠르게 이해하는가”이다.

면접에서 이를 측정하는 방법은 단순하다. 면접자가 한 번도 안 풀어본 실제 회사 문제를 30분 동안 풀어보게 한다. 정답이 중요한 게 아니라,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질문하는 깊이·가설 세우는 속도가 드러난다. 이 30분이 이력서 100장보다 많은 정보를 준다.

기준 2 — 파운딩 멤버 마인드

회사 규모와 무관하게, “이 회사를 내 회사처럼 생각할 의지가 있는가”를 본다. 직원으로 들어와도 파운딩 멤버처럼 일할 사람이 결국 회사를 만든다.

이걸 측정하는 질문은 이렇다.

  • “지금 우리 회사의 가장 큰 문제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 “본인이 입사한 첫 90일 동안 어떤 문제를 어떻게 풀고 싶으세요?”
  • “이 회사가 망할 수 있는 시나리오 3가지를 떠올려보면?”

이 질문에 진지하게 답하는 사람과, 일반론으로 답하는 사람의 차이가 결정적이다. 진지하게 답하는 사람은 면접 단계에서 이미 회사를 자기 것처럼 생각하고 있다. 일반론으로 답하는 사람은 입사 후에도 그렇다.

이 두 기준 외의 모든 평가 항목(전공·경력·자격·외모 등)은 보조 지표다. 이 두 가지가 강하면 나머지는 거의 다 따라온다.


원칙 5. 압도적 가치 (3~10배) — 땅따먹기 게임

채용 원칙에서 잠시 벗어난 것 같지만, 사실 깊이 연결되어 있다. 소수정예가 작동하려면 회사가 만드는 제품이나 서비스도 압도적이어야 한다.

평범한 가치를 만드는 회사에 평균 역량의 사람이 모이면 작동한다. 그러나 압도적 가치를 만들어야 살아남는 회사에는 평균 역량으로는 부족하다. 이 둘은 한 세트다.

압도적 가치의 기준은 단순하다.

  • 경쟁사 대비 1.5배: 의미 없음. 가격으로 깎인다
  • 경쟁사 대비 2배: 약간 의미 있음. 마케팅으로 알려야 함
  • 경쟁사 대비 3배 이상: 고객이 직접 말한다 (“이건 진짜 다르다”)
  • 경쟁사 대비 5~10배: 고객이 우리 영업을 대신 해준다

3배가 임계점이다. 3배 이상 좋아지는 순간, 회사가 영업을 안 해도 입소문이 돈다. 우리 회사가 미국 시장에서 자리잡은 순간도 정확히 그 시점이었다. 처음에는 우리가 “이 제품 좋아요”라고 외치고 다녔지만, 어느 시점부터 고객들이 다른 고객에게 “이건 다르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이걸 우리는 “땅따먹기 게임”이라고 부른다. 한 번 압도적 가치로 핵심 고객을 확보하면, 그 땅은 뺏기지 않는다. 경쟁사가 같은 가격에 같은 성능을 내도, 이미 우리 제품에 만족한 고객은 잘 안 옮긴다. 3배의 가치 차이는 마케팅이 아니라 해자(moat)다.


원칙 6. AI 워크플로우 — 덧붙이지 말고 처음부터 다시 짜라

마지막 원칙이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이다. 소수정예가 작동하는 결정적 이유 중 하나는 AI다.

다만 여기서 흔한 실수가 있다. 대부분의 회사가 “AI를 도입했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기존 워크플로우에 AI를 덧붙였을 뿐이다. 이건 효율을 30% 정도 올리는 데 그친다. 진짜 변화는 다르다.

잘못된 AI 도입 올바른 AI 도입
기존 업무에 AI를 추가 처음부터 AI 기반으로 워크플로우 재설계
“AI가 도와주는 사람이 일함” “AI가 일하고 사람이 검수”
효율 +20~30% 인당 산출 +200~500%
기존 인력 그대로 유지 같은 산출에 인력 절반

진짜 AI 워크플로우 전환은 다음 질문에서 시작한다. “이 업무를 사람이 안 하고 AI가 한다면 어떻게 짤 것인가?” 이 질문에서 시작해야 기존 관성이 깨진다. “사람이 하던 일에 AI를 어떻게 끼울까”로 시작하면 결국 작은 효율 개선에서 멈춘다.

이걸 가능하게 하려면 최종 의사결정자(대표 또는 핵심 리더)가 매일 AI를 직접 써야 한다. 매일 새로운 자동화를 만들어보고, 기존 방식을 대체하는 실험을 해야 한다. 그래야 조직 전체가 따라온다. 의사결정자가 AI를 안 쓰면 회사 전체가 관성대로 간다.

우리 회사가 20명 이하로 100억대 매출을 내는 핵심 이유 중 하나가 이거다. 모든 핵심 워크플로우를 AI 기반으로 다시 짰다. 사람 30명을 더 뽑는 대신, AI가 하는 일을 늘리고 사람은 AI가 못 하는 일에 집중한다.


마무리: 채용은 회사의 미래를 결정한다

18명에서 35명으로 늘렸다가 다시 6명으로 정리한 그 1년이 우리 회사를 만들었다. 잘못된 채용 17명을 빠르게 정리한 결정이 가장 큰 학습이었다.

스타트업 채용에서 가장 중요한 한 줄을 남기며 글을 마친다.

“채용은 회사의 속도를 결정하고, 누적된 채용은 회사의 미래를 결정한다.”

지금 회사를 빨리 키우고 싶다는 마음에, 채용 기준을 낮추고 있는 시기인지 점검해보라. 빠르게 키우려는 그 마음이, 6개월 후 회사를 가장 느리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소수정예는 단순한 운영 철학이 아니다. 회사의 속도를 지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고, 5년 후 살아남을 회사와 망할 회사를 가르는 결정적 차이다. 한 명을 잘못 뽑는 것보다, 한 자리를 비워두는 것이 거의 항상 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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